
크리에이터 '데몬플라잉폭스'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작한 발렌시아가 버전의 '해리포터'(사진=유튜브 채널 데몬플라잉폭스 영상 캡처) 2023.04.10. *재판매 및 DB 금지
"해리, 넌 마법사가 아니란다. 발렌시아가란다"
전 세계 영화광들을 위한 최고의 인공지능 유희가 등장했다. 이제는 영화 속 주인공을 내 마음대로 다양한 콘셉트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. 눈까지 깜빡이는 양질의 영상에, 실감 나는 목소리 더빙은 덤이다.
올해 등장한 '발렌시아가 밈(You are Balenciaga MEME)'이 그 첫 발자국이다.
위 영상은 크리에이터 '데몬플라잉폭스(demonflyingfox)'가 제작한 '발렌시아가 해리포터' 시리즈의 첫 영상이다. 영화 해리포터의 등장인물 10명의 외관을 패션브랜드 발렌시아가의 모델처럼 변환한 것이다.
세기말적인 분위기에 런웨이 특유의 비트가 흘러나오고, 익숙한 해리포터 등장인물들이 한 명씩 등장한다. 볼이 푹 들어간 패션모델의 자태로.
등장인물들의 모습이 과도하게(?) 모델처럼 구현되긴 했지만, 해리포터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각각의 캐릭터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.
에디터가 뽑은 최고의 '신 스틸러'는 바로 집요정 도비다. "주인님에게 양말을 받았다"며 순진하게 웃던 영화 속 모습은 온데간데없다. 뾰족한 귀를 제외하면, 1960년대 유럽 어느 나라의 깐깐한 금속세공사 노인을 연상시키는 모습이다.

크리에이터 '데몬플라잉폭스'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작한 발렌시아가 버전의 '도비'(사진=유튜브 채널 데몬플라잉폭스 영상 캡처) 2023.04.10. *재판매 및 DB 금지
해당 영상은 챗GPT, 미드저니, 일레븐랩스, 디아이디(D-ID)까지 총 4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의 합작이다. 제작 방법은 다음과 같다.
1. 챗GPT에게 "해리포터의 주요 인물 열 명을 뽑아 달라"고 명령한다. 챗GPT가 명단을 제시하면 "20년 경력 발렌시아가 디자이너의 시각으로 이 10명에게 독특한 발렌시아가 옷을 입히고, 90년대 패션쇼 런웨이 상황을 연출하라"고 요청한다.
2. 챗GPT의 텍스트를 그림 인공지능인 미드저니에 그대로 입력한다. 미드저니는 그에 부합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낸다.
3. 각 배우의 인터뷰 MP3 파일을 음성 인공지능인 일레븐랩스에 넣는다. 일레븐랩스는 특정인의 목소리로 어떤 대본이든 읽을 수 있게 해 준다.
4. 그렇게 마련된 이미지와 음성을 애니메이션 인공지능인 디아이디에 넣는다.
지난달 게재된 발렌시아가 해리포터 1편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3주 만에 조회수 500만회를 넘어섰고, 지난 2일에는 2편까지 출시됐다. 이외에도 반지의 제왕, 스타워즈, 프렌즈 등 다양한 영화의 '발렌시아가 버전'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.
심지어 지난 4일, 크리에이터 '콰라무드(qaramood)'에 의해 각국의 지도자 버전도 등장했다. 미 대통령 바이든과 미 전 대통령 트럼프, 그리고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 등이 발렌시아가의 희생양이 됐다.
댓글 창을 구경하는 것도 백미다. 한 누리꾼은 "김정은은 원래 모습과 똑같다"고 했고, 이에 "왜냐하면 그가 발렌시아가니까"라는 답 댓글이 달렸다.
국내에서는 '침착맨 버전'이 만들어지기도 했다. 앞으로 어떤 유명인들이 발렌시아가의 먹잇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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