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기자수첩]오세훈 야심작 '한강버스', 유람 아닌 '출퇴근용'이 되려면
![[기자수첩]오세훈 야심작 '한강버스', 유람 아닌 '출퇴근용'이 되려면](https://img1.newsis.com/2020/04/08/NISI20200408_0000509036_web.jpg?rnd=20200408162144)
오세훈 서울시장의 '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'의 핵심사업인 수상교통수단 '한강버스' 2척이 지난달 서울 여의도 한강에 도착했다. 시는 이달부터 시범운영을 거쳐 상반기 내 정식 운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.
지난해 11월 경남 사천에서 열린 진수식에서 한강버스의 첫 실물을 본 오 시장은 벅차오르는 감정에 눈물까지 보였다.
한강버스는 서울시가 도입하는 수상 대중교통 수단이다. 영국 런던 템스강의 '우버보트'와 미국 뉴욕 허드슨강의 'NYC페리'와 비슷하다.
오 시장은 "런던 템즈강의 리버버스를 보고 이 배를 한강에 갖다놔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2023년 3월"이라며 "채 2년도 안돼서 우리 앞에 런던의 리버버스보다 더 멋지고 유려한 배가 떡하니 진수식을 앞두고 있다"고 소회를 밝혔다.
오 시장의 '한강 사랑'은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. 2006년 첫 번째 시장 취임 직후 서울을 베네치아로 만들겠다는 포부로 '한강 르네상스'라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.
당시 오 시장은 출퇴근 교통수단 확보를 위해 한강 수상택시를 도입했다. 하지만 점차 이용률이 저조해지다가 급기야 하루 평균 이용자가 한자리 수에 그쳐 실패한 사업으로 남게 됐다.
이번 한강버스 또한 한강 수상택시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. 속도가 느리고 연계 교통수단의 불편함이 예상되는 만큼 출퇴근용이 아닌 관광·유람용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.
실제로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대 마곡·여의도·잠실 선착장만 정차하는 급행을 운항해 마곡에서 잠실까지 54분 만에 이동한다는 걸 강점으로 내세웠지만, 9호선 급행으로 비슷한 구간(마곡나루역∼종합운동장역)을 이동하면 42분으로 더 적게 걸린다. 여기에 한강버스는 선착장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시간도 추가된다.
또 애초에 한강버스가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혼잡도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나온 만큼, 그 취지에 맞게 운영돼야 한다.
한강 수상버스는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개선을 위한 대안책으로 도입됐으나, 현재 서울 마곡~잠실로 노선이 축소됐다. 최근 김포시가 노선을 김포까지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에 들어간 만큼, 시민들의 교통편의 증진에 초점을 맞춰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.
당분간 수십억 원대 적자를 시 예산으로 감당해야 하는 것도 문제다. 2023년 서울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'리버버스 운영 조례안 비용추계서'를 보면 2029년까지 약 80억원의 적자가 날 것으로 추산했다. 시는 이 적자를 카페, 편의점 등의 부대사업으로 수익을 보존하겠다는 방침이다.
이밖에 생태 환경 훼손, 안전 문제, 사업 수주 특혜 의혹 등 여러 논란으로 운항 전부터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.
한강버스가 교통과 관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안전 확보는 물론 육상 교통과의 접근성이 관건이다. 추후 '돈 먹는 하마'라는 오명을 받지 않도록 시범운항을 통해 철저하게 준비해 한강을 가로지르는 매력적인 수상 대중교통이 되길 바란다.
◎공감언론 뉴시스 [email protected]
Copyright © NEWSIS.COM,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